미적 기제로서 꼬마인형의 파란 눈과 비현실적 시선 심 상 용 (동덕여대 교수, 미술사학 박사, 미술평론) 최재영의 작품세계는 오랫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에 대한 담화에 관여해 왔다. 인간들 사이의 관계와 소통은 작가에게 특별히 중요한 주제였다. 이전에 그의 회화는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이 문제를 다루어 왔다. 인간들은 서로의 얼굴을 감싸고, 만지고 애무하고 속삭이면서 캔버스를 가득 메우곤 했다. 그들의 시선에는 서로에 대한 갈망이나 집착이, 어떤 충족되길 고대하는 결핍의 뉘앙스로 조율되면서 담겨 있었다. 그와 (거의) 동일한 성격의 시선이 이번에는 꼬마 인형들의 비현실적인 그것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다. 꼬마인형들은 우회적으로 사람들의 욕망과 상실, 실존과 일상과 안에서 지속되는 그리움과 관계의 이야기들을 대변한다. 어린 시절, 서양 아이의 것에 가까운 커다란 파란 눈을 깜빡거리던 금발의 꼬마인형 하나 가져보지 않...
최재영의 작품세계 세상을 밝히는 자연미와 어린이의 순수성 신항섭(미술평론가)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선망의 대상이란 스스로가 이루지 못하는 꿈과 희망과 욕망을 대신하는 존재이다. 그 존재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을 통해 대리체험을 함으로써 욕망이 해소된다. 이는 불완전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필요한 욕망의 탈출구가 되는 셈이다. 화가에게도 선망의 대상이 있다. 화가의 경우 그 대상은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 선망의 대상을 통해 현실과 이상을 하나로 엮는 조형적인 욕망을 풀어내는 것이다. 최재영의 작업에서는 영화 주인공 수퍼맨이 등장한다. 초능력의 소유자 수퍼맨은 선을 상징하는 캐릭터로서 특히 공상과 환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어린이들에게는 절대적인 선망의 대상이다. 수퍼맨을 작업의 주인공으로 채택한 것은 보편적인 현대인들의 욕망을 대신해주는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
최재영의 근작시리즈 - 포옹(Embrace) 샤롯 홀릭 (큐레이터ㆍ런던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박물관) Charlotte Horlyck (Art CuratorㆍVictoria and Albert Museum) 이 전시회는 작가 최재영이 가장 아끼는 주제인 ‘사람들’에 관한 그의 근작들을 중심으로 마련되었다. 인간의 형태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자로서, 그는 남자와 여자의 이미지를 결합하여 서로 다른 장소와 색채들로 구성된 배경에 ‘포옹’을 병치시켰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활발한 전시회를 가졌지만, ‘포옹’은 그가 ‘인간’이란 주제로 그의 고향인 광주에서 마지막으로 전시회를 가졌던 1993년 이후 한국에서의 첫 번째 전시회가 될 것이다. 이처럼, 최재영의 한국관객은 그가 영국에 체류하는 동안 많은 발전을 거두었음을 보여주는 그의 작품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난 5~6년간 런던 남쪽의 뉴...